책, 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예요 중 발췌
내가 남자친구의 발목을 잡는 것 같다.
자신만 원한다면 언제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남자친구는 나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그가 나 때문에 포기한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나도 안다.
그는 나 때문에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없다.
내가 너무 깊이 우울해하거나, 자살 충동에 시달리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나에게 와 준다.
온종일 일하느라 피곤할 텐데 내가 너무 우울해하면 기분 전환이나 하자며 새벽에 드라이브를 가자고 한다.
다른 동료들은 매일매일 성장하는데 남자친구는 그럴 수가 없다. 나 때문에, 바로 나 때문에.
“미안해.” 나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한 듯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남자친구는 말했다.
“미안해하지 마. 그냥 고마워해 줘. 그러면 돼.”
자신이 행복하려면 우선 내가 행복해져야 한다면서. 이건 자신의 선택이니 네가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그 말이 나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는다.
그냥 내 인생과 함께 남자친구의 인생도 망쳐 가고 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