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thday 30th

 

나에게 생일은 항상 조용히 지나가고 싶은 그런 날이였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가난이란 굴레에서 내 가난함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다. 어렸으니까…. 지금은 물질적인 가난함 말고 정신적으로 풍요롭기 때문에, 당당하게 내 생일이라고 말할 수 있고, 이제는 내 생일이라고 축하받고 싶다. 내적성장을 이룬 건가. persona, shadow and ego

내 생일은 1월인 관계로 항상 방학이였으니까 학창시절에는 친구들을 우리집에 불러서 뭔가를 한다는게 부담스러웠다. 학기 중이였으면 학교 끝나고 떡볶이 사먹고 그러고 말았을 일을. 친구들이 날 정말 축하해줄까, 하는 불안함도 있었다. 남들 눈치를 엄청 많이 보면서 살았던 것이다. 아직도 종종 그런 경향이 있는데 그룹안에서 내가 무언가를 할때 과연 이것을 좋아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밀어 붙이지 못한다. 이것도 스티브를 만나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

 

2020년 생일은 더욱 더 특별한 것이, 30th Birthday이다. 여기까지 오기에 굴곡이 참 많았더란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들이 몇개인지 수두룩빽빽이라 세어지지도 않지만, 가끔은 즐기면서 겨울이 오면 스키도 타면서, 가끔은 돌아가기도 하면서 넘어가련다. 빨리 가지 않아도 되니까. 이제는 같이 걸어줄 사람도 있으니까. 혼자라 외롭지 않으니까.

인간의 수명연장이 현실화되면서 기대수명의 반도 못미치는 나이이지만 청춘은 여전히 중요하다. 20대에 푸른 잎파리를 피워냈다면, 나의 30대는 꽃으로 만개할 것이라.

아직 나는, 우리는 봄이다.